무너진 성을 다시 세운 것은 기록이었다수원 화성에 가보신 적이 있으신가요?지금 우리가 걷는 그 성곽은, 사실 한 번 무너졌던 성입니다. 일제강점기와 전쟁을 지나며 화성은 곳곳이 허물어졌습니다. 그런데 1970년대, 사람들은 이 성을 거의 원형 그대로 다시 세웠습니다. 기적 같은 복원이 가능했던 이유는 단 하나였습니다. 『화성성역의궤』. 성을 쌓을 때 쓴 돌의 크기부터 일꾼의 품삯까지, 축성의 모든 과정을 적어둔 기록이 남아 있었기 때문입니다.조선은 나라의 큰일을 치를 때마다 의궤를 남겼습니다. 언젠가 같은 일을 다시 해야 할 후대를 위해서였지요. 기록이 있으면, 무너져도 다시 세울 수 있다. 그것이 의궤의 철학이었습니다.지난 6월 말, 정부가 발표한 「제조AI 2030 전략」을 읽다가 저는 문득 이 오래..